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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담양으로 떠나는 신록여행
 Writer : 디자인맨션 Date : 2010/05/14

◎ 땅 뚫고 솟아난 우후죽순… 속 비우니 그리 곧구나

전남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배달사고로 탄생됐다. 1970년대 초에 전국적으로 가로수 심기 사업이 한창일 때였다.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할 메타세쿼이아 묘목이 담양으로 잘못 실려 왔다. 메타세쿼이아는 당시 흔한 수종이 아닌데다 값비싼 나무라 담양군에서는 되돌려 보내지 않고 얼른 심어버렸다고 한다.

당시 공무원과 주민들은 담양군청에서 금성면 원율리까지 24번 국도가 지나는 8.5㎞ 구간에 1500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 묘목을 심었다. 이등변삼각형 모양으로 생긴 요상한 나무는 속성수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랐다. 뿌리가 넓게 퍼지면서 논을 침범해 농민들로부터 베어 버려야 한다는 불만도 쏟아졌다.

하지만 2001년 영화 ‘와니와 준하’를 통해 일반에 첫선을 보이면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인기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드라마 ‘여름향기’를 비롯해 온갖 영화와 CF가 경쟁적으로 담양에서 순창으로 가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배경으로 삼았다.

2002년 산림청으로부터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2006년에는 건설교통부에 의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 길’로 선정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그린 영화 ‘화려한 휴가’의 첫 장면을 장식한 후에는 관광객도 두 배로 늘었다. 우연한 배달사고가 시쳇말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높이가 26m나 되는 메타세쿼이아는 화석식물로 불리는 신생대의 나무. 지구가 습하고 따뜻하던 시절에 북반구에 널리 분포했었다. 지구상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메타세쿼이아는 1941년 중국 양쯔강 상류에서 발견돼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아득한 옛날에 공룡과 함께 살던 거대한 나무가 우여곡절 끝에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계절마다 독특한 매력을 뽐낸다. 연둣빛 새싹이 싱그러운 봄날과 짙은 녹음이 시원한 그늘을 만드는 여름날의 가로수 길에 서면 몸과 마음이 연초록으로 물든다.

바늘처럼 뾰족한 잎이 적갈색으로 채색되는 가을에는 사색의 길이 되고 앙상한 가지에 하얀 눈이 쌓이는 겨울에는 선비의 여유로움이 한껏 묻어난다.

이 아름다운 가로수 길의 일부가 사라질 뻔한 적도 있었다. 24번국도 확장공사로 600여 그루의 나무가 베어질 위기에 처하자 주민들이 나서 도로 노선을 변경시켰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 가장 아름다운 1.8㎞ 구간에서는 차량 통행도 금지됐다.

덕분에 사진이라도 한 장 찍으려면 질주하는 차량을 피해 숨바꼭질을 하던 일도 사라지게 되었다.

자전거를 타고 음지와 양지가 교차하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달려 담양천에 이르면 길은 2㎞ 길이의 관방제림 둑길과 연결된다.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지정된 관방제림(官防堤林)은 조선시대에 홍수를 막기 위해 담양천에 둑을 쌓으면서 조성한 방풍림. 보호수 명찰을 단 푸조나무 팽나무 느티나무 음나무 벚나무 수백 그루가 새봄을 맞아 싱그러운 연초록으로 단장했다.

2004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관방제림 노거수들의 나이는 200∼300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처럼 질서정연하게 심어져 있지 않아 더욱 운치 있다. 어른 서너 명이 껴안아야 할 정도로 굵은 나무 사이의 공간은 주민과 관광객들의 쉼터. 흙길이라 걷는 재미도 듬뿍 묻어난다.

관방제림에서 다리를 건너면 성인산 자락 5만2000평에 조성된 죽녹원이 나온다. 대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기운이 송강 정철의 시구처럼 생생한 죽녹원은 이름에 걸맞게 초록빛 대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빼곡하다. 죽녹원은 모두 8개의 산책로로 이루어져 있다. 대표적 산책로인 440m 길이의 운수대통길을 비롯해 죽마고우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추억의 샛길 등 2.2㎞의 산책로가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분죽, 왕대, 맹종죽 등 다양한 종류의 대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죽녹원은 한낮에도 어두컴컴하다. 그러나 한 줄기 바람에 댓잎이 일렁일 때마다 비집고 들어오는 투명한 햇살은 대숲을 환희의 공간으로 만든다. 대숲에서 경험하는 죽림욕의 청량감은 산이나 바다와 비교할 바 아니다. 대숲은 다량의 음이온을 발산할 뿐 아니라 푸른 댓잎이 따가운 햇살을 가려 한여름에는 바깥 온도보다 4∼7도 정도 낮아 더욱 시원하다.

대밭은 요즘 여기저기서 불쑥 불쑥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우후죽순의 계절이다. 세상에서 가장 빨리 자라는 죽순은 30∼45일 만에 17m 높이로 솟는다. 담양에서 가장 빨리 자란 죽순의 공식적인 성장기록은 하루에 122㎝. 안테나를 뽑듯 쭉쭉 자라는 죽순은 처음 땅에서 솟았을 때 굵기가 그대로 유지되는 게 특징이다.

이른 새벽 죽녹원 댓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나무에서 참새 혓바닥 모양의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눈을 지그시 감고 희미한 죽향과 다향을 가슴으로 느껴보는 것도 죽림욕의 매력. 죽순이 자랄 때 틀을 씌워 사각형이나 삼각형 모양으로 자란 대나무를 찾아보는 것도 죽녹원 여행에서 맛보는 재미다.

고산 윤선도는 오우가에서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 곧기는 어찌 그리 곧고 속은 어이 비었는가 / 저렇게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며 대나무를 칭송했다. 속을 비운 대나무의 무욕과 곧은 심성을 가진 대나무의 미덕에서 청죽골 담양의 선비정신을 엿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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